기술 블로그는 어렵습니다…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글을 쓰는 이유는 별거 없습니다. 조금 긴 시간 동안 블로그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저는 좀 특이하게 기존의 다른 DBA분들과는 좀 다르게, LTS, LTZ 버전의 신봉자도 아니고, 안정성도 중요하지만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새로운 NoSQL과 신버전의 DB들을 테스트 해보고 서비스에 어울리는 것이 있다면, 앞뒤 보지말고 신규 프로젝트에는 새로운거 도입해보자는 편입니다.

물론 회사의 프로젝트나, 일에 대한 내용들을 알릴수는 없지만, 기술적인 부분이라면 가진 정보를 공개하는데 별로 꺼림이 없고, 후배들을 많이 많이 양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긴합니다.

특히나 보수적이고 샤이(?)한 분들이 많은 DB판이라 그런지 몰라도,  어쨌든 저는 이 바닥에선 별종입니다.

 

WP로 이전하기전 티스토리 기간까지 합치면, 꽤 오랜시간을 오래 블로그를 운영해왔고 간단한 기술적인 정리부터, 경험등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니어 연차 때는 그냥 명령어 모음 같은거도 막 올리고 했지만, 운영시간이 늘어나고, 경력이 쌓여 가면서 글을 초보자들도 좀 더 읽기 쉽고 편하게 쓰는 법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글을 더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은 여러 글쓰기 책들을 탐독하는 것으로 이어져 갔습니다.

이러한 고민과 경험이 결국엔 회사의 보고서, 문서 정리, 히스토리 관리, 협업에 있어 굉장한 도움이 되었고, 문서 정리의 일가견 있는 사람으로 성장시켜 준 것도 있기에, 저에게 있어 이 블로그는 단순한 기술정리, 기술공유 이상의 의미가 있는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애정 넘치는 블로그에 최근들어 글이 뜸한 이유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기술 블로그 자체에 대한 이슈죠.

저는 이제 주니어가 아니기 때문에, 기초 명령어 나열, DB 설치법 정리 같은 정리같은 내용은 잘 안적게 됩니다. 그리고 주변 시선도 그 연차에 왜 이런내용을 포스팅하고 있어 라며, 부정적인 시선도 은근 많습니다. 근데 재밌는게 그런 초보적인 포스팅이 생각보다 포스트 뷰가 많이 나오는 편입니다. 초보자들이 찾는 내용들 말이죠.

반면에 시니어 입장에서 와 어렵고, 복잡하고 딥한 기술적인 내용들. 누가 봐도 와! 할 수 있는 깊게 파고 들어간 기술적인 포스팅. 제 수준을 알리고, ‘이 사람 잘한다.’ 느낄 수 있는. 근데 반대로 이렇게 코어한 포스팅 같이 기술적으로 뛰어난 글은 생각보다 찾는 사람들이 적습니다. 노력과 시간을 들인것에 비해 뷰가 안나오니, 자기 만족 뿐인 포스팅 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너무 어려운 내용이 되어버리면 글을 찾는 수요가 결국 그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몇 안되는 동종업계 시니어급 고인물 밖에 없어 수가 매우 적다는 것도 한 몫 합니다.

이게 기술 블로그의 한계점 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두번째는 AI입니다.

ChatGPT가 너무나 쓸만해지면서, 이제 인간은 명령어를 외울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기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경험과 상황을 근거로 뭘 해야하는지만 알면 그걸 실행하는 명령어를 쉽게 찾고 만들수 있습니다.

즉, 예전에는 엔지니어들의 머릿속을 기본지식과, 상황과 해결책, 명령어까지 다 채워넣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릿속에 기록된 사전을 풀스캔 해야하는 느낌이었다면, 지금 엔지니어는 책 전체를 가볍게 훑어보고, 어디에 뭐가 있는지만 기억해서 인덱스 해서 필요할 때만 디스크에서 버퍼에 올려다 쓰는 느낌으로, AI를 이용해 필요한 것만 꺼내쓰는 인덱스 중심형 엔지니어링으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목차에 담긴 내용들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긴 하지만요. 따라서 ‘기초적인 명령어나, AI에게 물어보면 답이 나오는 일반적인 내용들을 정리하는 것이 내 연차에서 무슨 의미가 있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물론 DB쪽은 기본 지식이 탄탄하지 않고, 경험이 쌓여있지 않은 주니어 연차에서는 ‘AI를 DB에 어떻게 활용할 것 인가?’에 대한 답변을 찾기가 쉽지 않고, AI가 있어도 업무에 다양하게 접목 하기가 어려운 편이긴합니다.

 

세번째는 클라우드의 발전입니다.

매니지드로 바뀌면서, 엔지니어링 요소가 너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비지니스 로직에 따른 데이터 설계, 개발단에서 들어오는 악성 쿼리의 수정 및 성능 최적화, 수익도 안나오는 부서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기 위한 FinOps, 오픈소스로 넘어가면서 발생하는 자체적인 모니터링 개발이나, 적은 인력으로 많은 일을 해내기 위한 자동화, 플랫폼 엔지니어링, IaC 같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방향이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저도 예전엔 기술을 딥하게 파고, 소스 분석하고, 남들이 못하는 영역에 도달한 이름만 들어도 아는 스타급 엔지니어들이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요즘은 ‘그래봐야 월급쟁이 아니냐…’, ‘돈 만들어내는건 결국 비지니스로직 아니냐…’

‘회사에서 돈 제일 잘벌어오는 부서는 대부분 B2B 영업 아니냐, 그들이 원하는거라면 뭐든 해줘야지. 그래야 내 월급이 나오지’ 라며 돈을 벌어 부자가 될거면, 비지니스를 창출하던가, 컨텐츠 크리에이터가 되던가, 사업을 하던가로 귀결되고 있습니다.

직에 의존하는 사람이 아니고 업을 해야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 크게 공감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궁금한 분들이 많지는 않겠지만, 그래서 ‘앞으로 이 블로그는 어찌 할 것이냐?’ 라고 물으신다면 절대 포기할 생각은 없습니다.

오랜 고민 끝에 방향을 좀 잡은것 같습니다.

 

후배 양성을 위한 포스팅 연재들과 데이터베이스 FinOps를 위한 내용들을 정리해서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그 전에 블로그 테마 및 도메인 등을 비롯한 일부 개편을 시도할 생각입니다.

제 블로그를 보고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이야기 해주는 후배님들이 있어 그런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가 좋그든요.

그래서 앞으로는 시대에 맞게 블로그에도 변화를 줘볼까 생각중입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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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esponse

  1. darkturtle 댓글:

    직접 뵌적은 없지만, 언제나 잘 보고 있습니다.
    세상에 긍정적 영향력, 모 이런 분이실것 같네요
    편안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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